탈린 공항 도착,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첫날의 기록
6일 아침 일찍 탈린 공항에 도착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는 정오가 되어야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해서, 오전 시간을 활용해 올드타운(Old Town)을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탈린은 한 나라의 수도치고는 아담한 편이라 공항이 시내 중심부와 매우 가깝다는 큰 장점이 있다.
흔히 동남아 여행에서 그랩(Grab)이 필수라면, 이곳 유럽에서는 볼트(Bolt)가 유명하다. 재밌는 점은 바로 그 볼트의 본사가 여기 에스토니아에 있다는 사실이다.
공항에서 나오면 맞은편에 볼트 전용 탑승 구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볼트를 호출해 타니, 불과 15분 만에 올드타운 근처의 대형 쇼핑몰인 비루 케스쿠스(Viru Keskus)에 도착했다.
깨알 팁: 볼트 드라이브(Bolt Drive)
볼트 앱을 살펴보니 차량을 시간제로 빌릴 수 있는 ‘Bolt Drive’ 기능도 있었다. 한국에서 유용하게 쓰던 쏘카(Socar)와 똑같은 개념이라 반가웠다.
지갑이 필요 없는 ‘e-Estonia’의 디지털 인프라
일단 커다란 캐리어는 비루 케스쿠스 내부에 있는 물품 보관소(락커)에 맡기기로 했다. 락커라고 하면 흔히 동전을 넣는 코인 락커를 떠올리지만, IT 강국 탈린의 락커는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다.
가볍게 애플페이 태그 한 번으로 결제를 끝냈다. 시작부터 탈린에서의 첫인상이 무척 호감이다. 에스토니아는 ‘e-Estonia’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고도화된 디지털 사회라더니, 듣던 대로 현금 한 장 없이도 생활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
AI가 짜준 1시간 30분 압축 코스로 올드타운 투어
올드타운으로 향하기 전, 1시간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어디를 둘러보면 좋을지 AI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아주 효율적인 동선을 뚝딱 짜주었다.
AI 추천 올드타운 압축 동선
비루 문(Viru Gate) ➔ 시청 광장 ➔ 언덕길(Pikk Jalg 또는 Lühike Jalg) ➔ 톰페아 언덕 ➔ 알렉산드르 넵스키 성당 ➔ 코투오차 전망대 (전경 감상) ➔ 시청 광장 복귀
AI의 안내를 따라 드디어 올드타운 입구에 도착했다. 탈린을 소개하는 기념품이나 엽서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관문인 비루 문(Viru Gate)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진: 아름다운 대칭을 이루는 두 개의 탑, 비루 문]

이 문은 14세기에 지어진 탈린 성벽의 일부로, 대칭을 이루는 두 개의 둥근 지붕 탑이 무척 인상적이다. 지금은 성벽 대부분이 허물어지고 이 전면 탑 두 개만 남아있는데, 마치 현대적인 탈린 시내와 중세의 올드타운을 가르는 완벽한 시간의 경계선처럼 서 있다. 문을 통과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시대로 뚝 떨어진 기분이 든다.
주홍빛 지붕과 발트해가 한눈에, 코투오차 전망대
문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올드타운의 심장인 시청 광장(Raekoja plats)이 펼쳐졌다. 광장 정면에 보이는 예쁜 건물들은 중세 시대 당시 ‘한자 동맹’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부유한 무역 상인들의 대저택과 길드 하우스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코투오차 전망대(Kohtuotsa vaateplatvorm)였다. 시청 광장에서 표지판을 따라 언덕길을 약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났다.
[사진: 주홍빛 지붕과 발트해가 어우러진 탈린의 시그니처 전경]

탈린 올드타운을 검색하면 으레 나오는, 주홍빛 붉은 지붕들과 저 멀리 푸른 발트해가 한눈에 담기는 가장 유명한 뷰포인트다. 중세 성곽의 고풍스러움과 저 멀리 현대적인 탈린 시내의 빌딩 숲이 묘하게 대조를 이루는 멋진 풍경을 한참 동안 감상했다.
한 달 살기 숙소 입성, 진짜 시작
전망대를 내려와 근처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뒤, 쇼핑몰로 돌아가 짐을 찾았다. 다시 볼트를 불러 타고 15분쯤 이동해 마침내 예약해 둔 한 달 살기 숙소에 입성했다.
짐을 하나씩 풀고 나니 비로소 탈린에 왔다는 실감이 온몸으로 밀려온다. 나의 설레는 한 달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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